15. 출력의 전달 > 스피커 선은 전기 선이다. - 초보의 초보 음향 공개 강좌

스피커 케이블과 극성, 커넥터 및 설치방법과 케이블의 관리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음향시스템에서 사용되는 케이블은 5강에서 다룬 마이크 케이블과, 파워앰프의 전력을 스피커로 전달하는데 사용되는 스피커 케이블로 나눌 수 있다.

마이크 케이블은, 다루는 신호가 약한 신호 (마이크 및 라인레벨 등) 이다. 쉽게 말해서, 맨손으로 선을 잡는다고 해서 별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 정도의 신호인 소신호(Small Signal) 들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턱대고 맨손으로 잡아 대라는 소리는 절대 아니다.)

반면, 이번 강좌에서 설명할 스피커 케이블은, 다루는 신호가 ‘전력’의 범주에 들어가는 강한 신호이다. 잘못 다루거나 맨손으로 선을 잡았다가는, 병원에 실려가거나, 불꽃놀이를 볼 수 있을 정도의 세기를 가졌다는 말이다. .

평행선(Parallel Wire)

사실, 스피커선은 일반 전기선과 동일한 선을 사용한다. 5강에 그 케이블의 용도는 양 끝에 뭐가 달려 있는지가 결정한다고 했다. 전력용 케이블 역시 마찬가지로, 같은 케이블에 전기 콘센트를 달면 전원 케이블이 되는 것이고, 스피커용 커넥터를 달면 스피커 케이블이 되는 것이다. 전력용 케이블은 이런 선을 사용한다

평행전선 - Parallel Wire
평행전선 - Parallel Wire

우리가 일반적으로 ‘전기선’이라고 부르는 바로 그 선 되겠다. 쉴드(Shield) 없이, 절연체로 싸여 있는 도체(구리선)가 서로 나란히 평행하게 배열되어 있는 전선으로, 평행선이라 부른다. 용도에 따라 도체의 가닥 수가 많아지거나, 절연체의 재질이나 색이 바뀌긴 하지만, 그 기본 구조는 위 사진의과 같다.

스피커 선(Speaker Cable)

위의 평행선 중에서, 스피커 구동에 좀 더 특화된 케이블들을 스피커 케이블이라고 부른다. 일반 전기선과의 대표적인 차이는

  • 피복 :
    스피커용 전선은 피복이 투명 PVC일 경우가 많다. 물론, 일반 전기선과 비슷한 외관을 가진 스피커용 전선도 많이 있다.

  • 도체의 구성 :
    스피커 선은 대부분 연선이다. 연선이란, 도체 부분이 하나의 굵은 전선이 아닌, 여러 가닥의 가느다란 전선을 합쳐 놓은 형태의 전선을 말한다. 스피커 선은 그 특성상 풀고 말기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단선으로 되어 있을 경우, 선이 뻣뻣해서 풀고 감기 어렵고, 자주 굽히고 펴기를 반복하면 선이 끊긴다.

  • 선재 : 스피커 선을 찾다 보면 자주 발견할 수 있는 표현이 있다. 바로 ‘무산소 동’을 사용했다는 표현. 무산소동(OFHC)는 일반 구리에 비해 전기전도성과 내구성이 좋다고 한다. 굳이 스피커용이 아니라 하더라도, 고급 케이블이라면 적용되는 선 재료이다.

스피커선의 극성 구분(polarity)

스피커 선으로 판매되는 케이블들을 잘 보면, 각 선마다 특별한 표시가 되어 있다. +와 -를 구분하기 위한 표시인데, 어떤 케이블은 피복의 색으로, 어떤 케이블은 피복에 특별한 표시로, 어떤 케이블은 도체의 색으로 구분한다. 마이크 케이블과 비슷하게, 어두운 색의 경우 -, 밝은 색의 경우 +로 사용 한다. 본 필자가 그림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극성의 방향을 함께 그려 두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여러 스피커 케이블의 극성표시
여러 스피커 케이블의 극성표시

그림의 오른쪽 아래의 케이블은 Canare 사의 4S6 스피커 케이블로, 하나의 케이블에 심선 4가닥이 들어 있어, 스피커 2대분의 신호를 하나의 케이블로 전달할 수 있다. 때문에 2가닥씩 묶어 사용한다.

파워앰프의 출력은 교류 전력이라 했고, 교류시스템에는 극성이 없을 텐데, 갑자기 +극 -극 얘기인가 싶은 독자 제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스피커 선의 극성을 반대로 연결해도 소리는 잘만 나온다. 그럼에도 극성을 구분해야 하는 이유는 위상 때문이다.

만약 스피커가 두개가 있고, 극성을 서로 반대로 연결했다면? 소리가 매우 답답해진다. 두 스피커가 서로 반대되는 위상의 소리를 출력하면서 서로의 소리를 잡아먹기 때문이다.

스피커의 커넥터(Speaker Connectors)

이제, 이 케이블에 앰프 및 스피커에 연결할 수 있는 커넥터를 달아주면, 우리가 비로소 스피커선 이라 부를 수 있는 물건이 만들어 진다.

터미널 블럭 (Terminal Block)

Terminal Block
Wire Terminal Block

뭔가 거창하게 써 두긴 했으나, 그냥 고정용 볼트만이 있는 단자대이다. 내부에 전선을 고정하는 리셉터클이나 나사가 있어, 케이블을 물려 사용하는 형태이다. 사이즈를 키우면 사용할 수 있는 전류도 커지고, 일단 물려 놓으면 왠만해서 잘 풀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으나, 단자 부분이 실수로 단락(쇼트)되기도 쉽고 (나사 풀다가 쇼트내는 경우도 많다. 드라이버 떨어트리는 건 부지기수), 설치-해체 하기에도 불편해서 요즘에는 찾아 보기 힘들다. 전관방송용 시스템에서 볼 수 있으며, 대부분은 금속 압착 터미널을 연결해 사용한다.

바나나 플러그(Banana Plug)

바나나 플러그 암-수 단자
바나나 플러그 수 - 암

생긴 모양이 바나나와 비슷하다 해서 이름 붙은 바나나 플러그는 와이어 터미널의 고급버전(?)이라 생각하면 되겠다. 쉽게 설치 및 해체를 할 수 있으나, 반면 너무 쉽게 빠질 경우가 있다. 그리고 도체 부분이 노출 되기 쉬어 취급에 주의해야 한다. 구형시스템이나 고출력 시스템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으며, 가정용 시스템은 거의 표준으로 사용된다.

55 TS 짹 (1/4" TS Phone Plug)

55짹 스피커 입력단자와 스피커용 55 TS 짹
55짹 스피커 입력단자와 스피커용 55 TS 짹

우리가 흔히 악기/장비 간의 연결에 사용하는 1/4인치 폰 플러그이다. (음향의 세계에서 이 플러그는 정말,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다.) 구형 장비들에 달려 있는 경우가 많다. 악기용 케이블과 마찬 가지로, TIP 부분이 +극이고, SLEVE 부분이 -극이다. 단자가 외부로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바나나 플러그와 마찬가지로 취급에 주의해야 한다.

폰 플러그는 외부로 노출된 플러그 자체가 SLEVE와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바나나 플러그보다 취급이 더 까다롭다. 일단, 앰프 사용 중에는 맨손으로 만지지 않는 게 신상에 좋다. 더해서, 플러그 자체의 굵기 제한 (스피커 선이 너무 두꺼우면 조립을 할 수 없다.) 때문에, 대 전력용으로는 사용하기에 힘든 특성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약간 폰 플러그를 사용해 스피커를 연결해서 쓰다 보면, 발열로 인해 녹아 있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스피콘(SpeakON)

Speakon
SpeakON 수 - 암

현대의 파워앰프와 스피커는 대부분 이 커넥터를 사용한다. 뉴트릭(Neutrik)이라는 회사에서 만든 커넥터이나, 거의 표준으로 사용되고 있다. 여러가지 장점을 가진 커넥터로 일단, 도체 접점부가 외부로 노출되지 않아, 취급하기에 수월하다.

일반적인 2선 방식의 커넥터 부터, 바이앰프 (Bi-Amp : 다음장에서 설명한다) 구동등을 위해 4개 또는 8개의 선을 연결할 수 있는 규격까지 존재한다. (서로 크기가 다르다) 플러그를 삽입하고 돌려주면, 걸쇠에 걸리는 구조라 쉽게 빠지지 않도록 되어 있다. 정품 커넥터의 경우, 최소 30A의 전류까지 버틸 수 있어 왠만한 상용 장비의 출력을 버텨내는데 충분 하다. 한마디로 요놈을 쓰면, 스피커선 굵기 맑고는 딱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소리.

스피콘 콤보라고 해서, 하나의 커넥터를 이용해 스피콘와 1/4" TS 폰 플러그를 같이 수용할 수 있는 제품도 있다. (머리들 참 좋다)

스피커 선의 관리와 배치

지금까지 14회에 걸친 음향 강좌 중에서 관리와 배치(포설)부분을 따로 떼어내어 얘기한 적은 없었다. 스피커선은 그만큼 관리와 그 배치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얘기다. 이 몇 가지 원칙을 잘 기억하고 있으면 스피커선 때문에 고생할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청결하게 유지하라

장비의 청결 유지는 모든 장비에 필요한 것이나, 스피커 커넥터부분의 청결 유지는 안전과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접점부분에 녹이 슬어 있거나, 먼지 등이 쌓여 있으면, 운이 좋으면 접촉불량이요, 재수없으면 불꽃놀이를 보게 된다. 케이블의 외피를 비롯, 커넥터 부분은 오염되지 않도록 한 번씩 청소해 주고, 가능 하다면 접점 부활제등을 이용해 접촉저항을 줄여줘 손실을 방지하도록 하자.

길이는 짧게

일단 선이 짧아야 하는 이유는, 선이 길수록 전선의 저항 때문에 스피커로 전달되는 전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스피커와 파워앰프 사이는 케이블은 가능한 짧게 유지해야 한다. 물론, 매번 스피커 케이블의 길이를 조절하기 위해 잘라댈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고정식 시스템이라면, 최소한의 여장(여유길이)만을 두도록 한다.

밟거나 눌리지 않도록

많은 현장에서, 스피커선들은 발에 밟히거나 무엇인가에 눌리거나 하는 위치를 지나갈 경우가 많다. 선이 밟히거나 무거운 것에 눌리면 일단 절연피복이 손상되고, 저항 값이 증가하게 된다. 전력 케이블에서의 저항 증가는, 전력 전달에 방해가 되는 것을 넘어, 케이블에 열이 발생한다는 것 이다. 열이 발생한다는 것은? 119에 전화할 가능성이 올라간다는 얘기다. 그리고, 케이블에 걸려 넘어져서 다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일단 케이블은 사람이 지나갈 일이 없는 경로로 포설 하고, 직접적인 압력이 가해지지 않도록 케이블 덮개를 사용하거나, 청테이프로 고정이라도 해 두어야 한다.

차도용 케이블 덮개

동그랗게 말아두지 말 것!

전자부품 중에 코일이라고 하는 부품이 있다. 이 코일은 교류에서는 저항성분으로 작용하는데, 코일을 길게 만들어 집어넣은 제품이 바로 전기 히터 되시겠다.

코일과 전기히터
코일과 전기히터

코일이라는 놈은 절연체(피복)로 코팅 된 도체를 촘촘하니 동그랗게 말아서 만든다. 제작하는 방법이 매우 간단하여, 우리들도 매우 손쉽게 이 코일이라는 놈을 만들 수 있는데, 바로 아래의 그림이 그 예시 되겠다.

Rolling Cable

긴 선을 정리한답시고 전선을 동글동글 말아 두면, 보기에는 참 예쁘고 깔끔해 보인다. 하지만, 교류 전력용 케이블은 절대로 동글동글 예쁘게 정리해서 사용하면 안 된다. 특히, 위의 사진처럼 케이블 타이 등으로 단단히 묶어 놓기까지 했다면? 축하한다. 수제 코일의 성능을 개선시키는데 성공했다!

스피커 케이블로 만들어진 이 코일은, 교류 전력인 파워앰프의 출력에 저항으로 작용하면서 열을 발생 시킨다. 이 열은, 겹겹이 둘러 쌓인 전선들을 보온재 삼아 빠져나가지 못하고 전선의 온도를 상승시킨다. 전선의 온도가 상승하면 전선 피복끼리 눌러 붙게되고, 결국 쇼트를 일으키게 된다. 이 이야기는 모든 전력 케이블에 해당하는 말로, 위 사진 오른쪽의, 흔히 돌돌이라 부르는 전원 릴 케이블에도 적용된다. 릴 케이블 사용 설명서 등에 괜히 귀찮게 다 풀어놓고 쓰라 안내하는게 아니다.

암튼 이런 이유로, 스피커 케이블의 길이가 남을 경우, 말아 두기 보다는 다른 곳으로 빙~ 돌려서 정리하는 것이 좋으며, 말아야 하는 상황이라도 최대한 반경을 넓게하고, 타이질을 세게 하지 않아야 한다.

소신호 선과는 직각교차

스피커선(전력선)은 주변에 방사하는 전파 노이즈가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작은 신호들에 영향을 끼친다. 이걸 막으라고 쉴드가 있는 거긴 하지만, 정도를 벗어난 경우에는 결국 소신호는 잡아 먹히게 된다. 이를 피하기 위해, 스피커선(또는 전력선)은 마이크선과 같은 소신호 선들과 이격시켜 주어야 한다. 나란히 붙어서 가는 것을 최대한 피하고, 서로 교차해 할 경우에는 X 모양으로 직각교차 시켜 주어, 간섭을 최소화하도록 한다.

마무리

이제 드디어 마지막 스피커에 대한 이야기를 할 차례가 되었다. 두 번에 걸쳐 스피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다음시간에는 스피커에 대한 첫 강좌로, 스피커의 원리와 종류 등에 대해 알아 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