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소리의 출력 > 파워앰프의 특성 및 스피커와의 관계 - 초보의 초보 음향 강좌

파워앰프를 운용하기 위해 알아야 하는 전력과 저항의 개념 및 합성저항과 임피던스에 대해 알아보고, 파워앰프의 특징과 스팩에 대해 알아보자.

13회 에서는 Crown MA-3600VZ 파워앰프를 교보재로, 파워앰프의 구성과 기능에 대해 살펴 보았다. 이번 회에는 파워앰프를 사용하는데 알고 있어야 하는 파워앰프의 특성들과 그에 관련된 이야기 들을 해 보고자 한다.

몇 가지 기본적인 전기지식들

시작하기 전, 독자 제위가 싫어할 전기 이야기를 먼저 해야겠다. 모두가 알다시피, 전기는 발전소에서 생산된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는 전봇대를 타고 여기 저기 들어가서 불도 켜고, 냉장고도 돌린다. 음향 시스템에서는 발전기에 해당하는 놈이 파워앰프가 되고, 냉장고에 해당하는 놈이 스피커가 된다.

앰프와 스피커
앰프와 스피커

그리고 두가지 모두 동일한 전기 법칙이 적용된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파워앰프는 전력을 다루는 놈이다. 다시말해 파워앰프의 출력은 스피커로 공급되는 전력이란 얘기다. 때문에 최소한의 전기공학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그러니 억지로라도 읽어.. ㅜㅜ)

전력(Power)

전력이란 전기로 하는 일을 말한다. 밥솥이 크면 지어야 할 밥이 많다는 뜻이고,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밥솥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다. 많은 일을 위해서는 큰 힘이, 적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적은 힘이 필요하다. 그리고 밥솥은 일을 하는 만큼, 밥 대신 전기를 먹는다.

크고 작은 두 밥솥뒤에 서 있는 여자
큰 밥솥, 작은 밥솥

이렇게 어떤 일을 하는데 들어가는 전기 에너지의 크기 전력이라고 하며, [W] (Watt : 와트라고 읽는다)로 표시한다.

Power[W] = 전압[V] x 전류[A] = 전류[A]2 x 저항[Ω]

전력은 전압과 전류(단위는 '암페어'이며 [A]로 표시한다)의 곱, 또는 전류의 제곱과 저항의 곱으로 계산된다. 만약 소모전력 100[W] 짜리 장비가 있고, 입력 전압이 100[V]라면, 1[A]의 전류가 흐른다는 얘기이다. 만약 10[Ω] 저항을 가진 장비에 2[A]의 전류가 흐르고 있다면, 소모되는 전력이 2[A] x 2[A] x 10[Ω] =40[W] 란 소리다.

이 공식은 파워앰프에 대략적으로 공급되어야 하는 전류를 계산할 때 사용된다. 앞서 살펴본 MA-3600의 경우, 대략 3600W의 출력을 낼 수 있다. (보통 파워앰프의 모델명에 있는 숫자는, 자신의 정격 출력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상용전압 220V를 사용할 경우, 3600[W] / 220[V] = 13.36[A], 즉 최소 14A 이상의 전류를 공급받을 수 있어야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또한, 스피커를 향해 흐르는 전류도 계산할 수 있다. 스피커의 임피던스(저항)이 8 Ω 이고, 스피커의 출력이 800W라고 하면, 스피커 케이블에 흐르는 전류는 10A 라는 얘기다. 즉, 10A가 흘러도 문제가 없는 규격의 전선으로 스피커 선을 준비해야 한 다는 소리다.

사실, 저 공식은 직류(DC : Direct Current) 시스템에서 사용하는 공식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한전 전원은 60Hz의 진동수를 가진 교류(AC : Alternating Current)이며, 파워앰프의 출력 역시 파형의 형태를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교류에 속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를 다 감안하며 계산하기에는 힘들다. 고로, cosθ 같은 성분은 빼 버리고, 그냥 DC를 가정하여 계산하여 어림 값으로 사용한다. 이런 이유로 계산 값에 여유를 주어야 한다. (위의 13.36A 를 최소 14A 라고 말한 이유이다)

저항/임피던스 (Impedance)

저항은 전류가 잘 흐르지 못하도록 막는 성분을 의미한다. 물레방아의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아무것도 없이 물이 떨어지는 폭포에서 물이 떨어지는 속도를 100이라고 하면, 물레방아를 돌리고 난 후의 속도는 100보다 줄어들게 될 것이다. 가만히 있으려고 하는 물레방아가 돌기 위해 물을 막고, 물의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의 물레방아를 저항이라 생각하면 된다. 물레방아가 크면 (저항이 크면) 흐르는 물의 속도가 줄어 들 것이고(저 전류), 물레방아가 작으면 (저항이 작으면) 흐르는 물의 속도도 빨라 질 것이다(대 전류). 그리고 스피커는 이 물레방아처럼 저항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 저항을, 교류회로에는 임피던스라고 부른다. 즉, 스피커의 저항을 임피던스라고 부른다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이것 역시,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은 이유로, 그냥 DC로 가정하여 계산한다. 이 강좌에서는, 임피던스와 저항을 같은 의미로 혼용해서 사용할 것이다.

직렬(Serial) 연결과 병렬(Parallel) 연결

전기 소자를 다른 전기 소자와 연결하는 방법은 직렬연결과 병렬연결로 나뉜다.

직렬연결과 병렬연결
직렬연결과 병렬연결

병렬 연결은, 옆으로 죽 세워 두는 것을 말한다. 모든 소자에 걸리는 전압은 동일하다. 하지만 각 소자를 통해 흐르는 전류의 양은, 각 소자에 따라 크기가 달라진다. 집안의 콘센트는 모두 220V의 전압을 내어 놓지만, 각 콘센트를 통해 흐르는 전류는 연결된 장치에 따라 그 크기가 다르다. 집안 콘센트들은 모두 병렬로 구성되어 있다.

직렬 연결은, 한 줄로 세워 두는 것을 말한다. 제일 앞의 소자를 통해 들어온 전류는 제일 마지막 소자까지 순서대로 각 소자들을 거쳐 흐르게 된다. 즉, 모든 소자에 흐르는 전류가 동일 하다는 것이다. 반대로 전압의 경우, 저항에 따라 서로 다른 전압이 걸린다. (일단 이정도 까지만 알아두면 된다.)

직렬연결과 병렬연결의 합성저항

만약 복수개의 스피커를 하나의 파워앰프 출력에 연결해서 사용한다고 치자. (상당히 자주 발생하는, 경우다.) 이럴 경우, 합성 임피던스의 계산을 해 주어야 하는데, 스피커를 직렬로 연결할 때와 병렬로 연결할 때의 합성저항을 구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만약, 스피커가 8 Ω 짜리라면,

3개 직렬연결의 경우, 스피커의 임피던스들을 합친다 : 8[Ω] + 8 [Ω]+ 8[Ω] = 24[Ω]

3개 병렬연결의 경우, 스피커의 개수로 임피던스를 나눈다 : 8[Ω] ÷ 3 = 2.6[Ω]

가 된다. 참고로, 본래 병렬연결의 합성 저항/임피던스를 구하는 공식은

1/Z = 1/저항1 + 1/저항2 + 1/저항3 ..... = (1/8 + 1/8 + 1/8)-1

이나, 통상 복수의 스피커를 사용할 때는 동종 모델의 스피커들을 묶어 사용하기에, 스피커 개수로 나누라 한 거다. 만약 다른 모델이라면, 일단은 안 섞어 쓰는 게 좋고, 굳이 섞어 쓴다면 이 공식을 이용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병렬연결을 하면 할수록 합성저항은 낮아진다는 것이다. 과도하게 임피던스가 낮거나 높으면, 앰프가 스피커를 구동하는데 무리가 생긴다. 때문에 대부분의 파워앰프들은 임피던스 별로 사용 출력 가능한 전력량을 표시해 두고, 그 안에서 운용할 것을 권장한다. 그나마 임피던스가 높다고 하면, 소리가 작고 음질이 떨어지는 데에서 그치나, 임피던스가 과도하게 낮아질 경우, 과부하로 인해 파워앰프 증폭부가 파손될 수 있다.

참고로,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음향 시스템 (SR : Sound Reinforcement) 현장의 스피커는 대부분 8Ω 이하의 임피던스를 가지고 있으며, 건물에 설치되는 전관방송 (Public Address)용 컬럼 스피커의 경우 16Ω 이상의 임피던스를 가진다.

너무나도 빈약한 지식들이지만, 그래도 파워앰프 (그리고 이어질 스피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필요한 기초적인 준비가 끝났다. 일단, 음향 엔지니어는 최소한 저 정도의 전기지식은 머리속에 넣어 두었다, 실제로 써먹을 수 있어야 한다. 필자는 전자기학은커녕, 전기 이론의 가장 기본인 옴의 법칙조차 언급하지 않았다. 이 글에서 정리된 내용은 정말이지 최소한의 지식이라는 이야기다. 음향 장비는, 특히 전력을 다루는 파워앰프는 엄연히 전기 기기이다. 전기전자공학에 대한 지식이 있을 수록, 시스템과 장비를 바르게 알고 사용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꼭 기억하시라!

파워앰프의 특성

이제야 비로서 파워앰프의 특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겠다. 파워앰프의 중요한 특성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살펴보고, 어떤 것들을 고려하며 운용해야 하는가 알아보도록 하자.

소모전류 (Power Consumption)

파워앰프를 구동하기 위해 필요한 전류의 양이다. 계속 한 말 또 하고 또 하고 해서 짜증나는 독자 제위 있겠다만, 안전을 위해 꼭 알고 있어야 하는 사항이다.

매뉴얼을 보면 이 앰프가 동작하는데 몇 A의 전류가 필요한지 적혀 있다. 앰프의 전원이 필요한 전류를 감당하기에 적합한지 꼭 확인한 다음 앰프를 사용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119에 전화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 닥칠지 모른다.

무게 (Weight)

파워앰프의 무게를 알고 있을 필요는 없다. 그냥 ‘무겁다’ 라고 알면 된다. 파워앰프 속에는 큼지막한 쇳덩이에 전선이 마구마구 감겨 있는 부품이 있다. 변압기(도란스 : Transformer) 라 불리는 놈인데, 변압기를 사용하지 않는 제품도 간혹 있으나, 거의 모든 파워앰프에는 이 무식한 쇳덩어리가 들어가 있다.

앞에서 MA-3600에 대해 소개할 때, 출력에 비해 가볍다고 했다. 그 가볍다고 하는 게 25kg이다! 파워앰프는 혼자 운반하거나 설치하지 않아야 한다. 어~? 어~!? 하다가 큰 상해를 입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혼자서도 잘해요 판..) 내 몸은 내가 지켜야 한다.

정격출력(Rated Power)

정격출력이란 파워앰프의 가장 중요한 성능 지표로, 제조사에서 ‘여기 까지는 마음 놓고 쓰셔도 되요’ 라고 보증하는 출력이다. (최저 보증 : Minimum Guaranteed 라고도 한다.) 대부분의 업체에서 모델명으로 선택하는 숫자가 이 숫자이다.

Crown MA-3600VZ Power
Crown MA-3600VZ의 정격 출력표

이 그림은 MA-3600VZ 파워앰프의 매뉴얼 중 정격출력에 관한 부분을 캡춰 한 것이다. 자세히 보면, 파워앰프에 공급하는 전원의 전압에 따라 정격출력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연결된 스피커의 임피던스에 따라, 정격 전압이 달라 지는 것도 알 수 있다. 위에서 필자가 저항과 전력에 대해 먼저 말을 꺼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스피커나 앰프를 날려먹지 않기 위해서는, 여기에 적혀 있는 범위 내에서 운용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위의 지식들을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 회에서 앰프의 후면부를 살펴보면서 브리지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했었다. 스테레오 앰프에 있는 2개의 증폭기를 하나로 합쳐서 더 큰 출력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한 바 있다. 브리지 모드로 동작할 때에는 출력을 얼마나 뽑아낼 수 있는지도 적혀 있다. 또한 각 브리지 모드가 허용하는 저항의 범위가 다른 것도 알 수 있다.

출력이 파워앰프의 가장 중요한 성능지표라고 말을 하긴 했다. 하지만, 출력이 크다는 것은, 단지 얼마나 큰 스피커를 구동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위에 예를 들었다만, 큰 밥통으로는 밥을 많이 지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뿐이다. 와트 수가 크다는 것은 밥통이 크다는 것이다. 압력밥솥인지, 음성안내는 되는지, 예약취사는 되는지.. 밥통의 크기 만으로는 알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될 것이다.

댐핑 팩터(Damping Factor)

세상 모든 물체에는 뉴턴의 1법칙인 관성의 법칙이 적용된다. 그리고 이것은 스피커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파워앰프의 출력에 따라 열심히 진동하며 소리를 내던 스피커의 진동판이, 파워앰프의 출력이 사라지더라도 그 관성에 의해 움직이게 된다. 예를 들어, 뭔가의 폭발음이나 ‘빰!’하는 이른바 ‘박진감 넘치는’ 소리들이 재생될 때 그 소리를 ‘흐물거리게’ 만든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호가 없을 때 스피커가 혼자 움직이지 않도록 파워앰프가 스피커를 잡아주어야 한다. 이 능력을 ‘땜핑 팩터’라고 한다. (역할과 어감 때문인지, 국내의 많은 엔지니어들이 ‘댐핑’ 보다는 ‘땜핑’이라 발음한다.)

댐핑 팩터는 스피커의 임피던스를 앰프의 출력 임피던스로 나눈 값인데, 즉 스피커의 임피던스가 상대적으로 커지면 댐핑 팩터도 올라가게 되며, 물론 이 수치는 크면 클수록 좋다. 고품질 앰프의 경우 1000이상을 찍기도 한다.

슬류 레이트(Slew Rate)

파워앰프는 입력받은 신호의 크기를 키우는 장비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 작은 신호를 키우는게 과연 순식간에 이루어 지는 일일까? 얼핏 생각하면 그럴지도 모르겠으나, 실제로는 약간의 시간차가 발생한다.

SlewRate
증폭 소자에 따른 출력신호 변화 시간의 차이 - 알고보면재밌어님의 블로그

이 그림은 ‘알고보면재밌어’님께서 공유해 주신, 증폭 소자별 동작시간의 그래프이다. 붉은 선은 증폭소자로 들어가는 입력신호이며, 흑색 선은 AD8541, 청색 선은 LT1638 이라는 증폭 소자(OP AMP)의 출력이다.

그래프를 보면, 붉은색으로 표시된 입력신호가 4.00ms 지점에서 순식간에 5V로 뛰어올랐다. (사실 이것도 확대해서 보면 이렇게 수직으로 올라가지 못한다.) 그리고 변화한 입력신호를 따라, 두 소자 모두 출력 전압을 상승시키는데, 흑색 선이 청색선보다 먼저 상승을 완료했다. 청색 소자가 흑색 소자보다 입력신호의 파형을 따라가는 속도(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입력신호의 변화에 따라 출력신호를 얼마나 빠르게 변화시킬 수 있는가 나타내는 척도를 슬류 레이트라고 하며, VOLT/SEC 의 단위로 나타낸다. 당연히 그 수치가 높을수록 원 신호를 훌륭히 재현하는 능력이 좋은 파워앰프라 할 수 있다.

마무리

파워앰프를 이해하기 위한 기본적인 전기 지식에 대해서 살펴보고, 파워 앰프의 중요한 특성에 대해 몇 가지를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말하자면, 파워 앰프는 전력을 다룬다. 그리고 직접적인 상해와 재산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는 파워를 가진 놈이다. 정확히 알고 운용해서 우리 모두 무병장수를 이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