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소리의 출력 > 스피커의 주요 성능 지표 및 스펙과 EASE - 초보의 초보 음향 공개 강좌 (마지막회)

스피커의 주요 성능 지표들인 스팩상의 정격출력, 임피던스, 음압레벨등에 대해 살펴보고, 음장 시뮬레이션 툴인 EASE에 대해 간단히 소개 한다.

스피커에 대한 두 번째 강좌로, 스피커의 스펙들 중에서 중요하고 알고 있어야 하는 특성들에 대해 정리해보고, 추가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음향 시뮬레이션 툴인 EASE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보고자 한다. [입력]-[가공]-[출력]의 제일 마지막인 스피커에 대한 마지막 강좌이자, 본 강좌의 마지막 장을 시작해 보겠다.

스피커의 특성들

스피커의 매뉴얼을 살펴보면 스피커의 여러가지 사양(스펙)들이 기록되어 있다. 용도에 맞는 스피커를 선정하고, 선정한 스피커를 정확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스피커의 사양을 바탕으로 특성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스피커의 스펙들 중에서 대표적이며, 왠만하면 알고 있는 게 좋은 일부 항목들을 정리 해 보았다.

정격출력 ( Power Rating )

스피커의 가장 대표적인 스펙이다. 스피커에서 감당할 수 있는 전력의 크기를 나타낸다. 전력의 크기를 나타내는 숫자이므로, 당연하게 단위는 [W] 를 사용한다. 이 수치는, 스피커 유닛의 보이스 코일과 크로스오버 회로에 무리를 주지 않고 연속해서 흘릴 수 있는 전류가 어느정도 되는가를 의미하며, 또한 얼마나 큰 애너지를 방출할 수 있는가 생각하면 되겠다.

전력 예기하다가, 갑자기 왜 전류 얘기가 나오는가?? 이해가 되지 않는 독자 제위는, 전력을 구하는 공식인

P = I2 x R

을 다시 한 번 기억해 주기 바란다. 스피커의 임피던스가 변하지 않고 있으니, 출력이 높다는 이야기는 큰 전류가 흐른다는 이야기다. 이 이상의 전류가 계속해서 흐르면, 크로스오버를 구성하는 소자나 보이스코일이 파손되어 스피커가 고장 난다. (흔히 스피커가 ‘나갔다’ 라고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스피커의 제원표를 자세히 살펴보면, [W]로 표시된 숫자들이 여기저기 꽤 많이 보이는 경우가 있다. 피크(Peak)를 표시해 두는 경우인데, 이 숫자는 매우 짧은 시간 동안 버틸 수 있는 출력을 나타낸다. 자세히 보면 해당 수치 옆에 자그마하게 피크라고 표시되어 있을 것이다. 이 숫자만 믿고 대 출력 앰프에 스피커를 물려 버리면 곧 스피커가 잠잠해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우리가 실제로 주의를 기울여 확인해 보아야 하는 항목은, Continuous 또는 RMS 로 표기되는 연속 정격 출력이다. 여기에 적힌 이 숫자가, 제조사에서 스피커를 주구장창 울려 대도 버틸 수 있다고 안내하는 출력이기 때문이다.

만약, 바이앰프 구동을 지원하는 스피커라고 한다면, 합산 전력 허용량과 별도로, 각 스피커 유닛 별로 허용되는 전력량이 적혀 있다. 바이앰프 구동시에는 이 숫자를 보고 앰프를 선정해야 한다.

한가지 기억 해 둘 것은, 이 숫자는, 스피커가 내는 '소리의 크기'를 나타내지는 않는다는 것 이다. 물론, 일반적으로 출력이 크면 소리도 크다. 하지만, 출력이 같다 하더라도 들리는 소리의 크기는 다를 수 있다. 실제 낼 수 있는 소리의 크기는 아래에 나오는 다른 항목 이다.

임피던스 ( Impedance )

스피커의 임피던스이다. 앞서 파워앰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같은 앰프라고 할 지라도 스피커의 임피던스에 따라 출력 가능한 파워가 변하고, 임피던스가 매우 낮을 경우에는 파워앰프에 손상이 가기도 한다고 했다. 스피커를 직-병렬 연결하여 운영 할 때 합성 임피던스를 계산하기 위해 필요할 뿐만 아니라, 파워앰프와 정합이 맞는가를 확인하기 위해 꼭 알고 있어야 하는 특성이다.

보통 Nominal Impedance 가 적혀 있는데, 이는 노말모드로 운영할 때 스피커의 임피던스를 말한다. 만약 바이앰프 모드를 지원하는 스피커의 경우라면, 각 스피커 유닛 별로 임피던스가 적혀 있다.

보통 SR용 스피커는 2 ~ 8Ω이며, 전관방송용 스피커의 경우 32Ω 전후의 놈들도 있다.

무게와 크기

다른 특성들도 많이 있지만, 본 필자는, 위의 두 특성 다음으로 중요한 스피커의 특성이 바로 무게와 크기라고 생각 한다. 음향시스템에서 가장 큰 덩치와 무게를 자랑하는 게 바로 이 스피커다. 어느 정도의 무게인지 알아야, 스피커를 들고 나를 때 뿐만 아니라, 설치할 공간이 무게를 버텨주는지 판단할 수 있다. 또한, 스피커의 대략적인 크기와 모양을 알아야, 사용하려는 공간에 적합한지 아닌지를 판단 할 수 있다. 의외로 스피커는 관객들의 시선을 많이 차지한다. 특히 스테이지의 좌우에 위치할 메인스피커의 경우, 천장이 좀 낮은 공간이거나, 스테이지가 작을 경우, 매우 위압적으로 다가오거나 객석의 시선을 가리게 된다. (필자는 메인 스피커로 가지고 간 스피커를 모니터로 돌리고, 모니터로 가져간 스피커를 메인 스피커로 사용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 본 적도 있다. 너무 커서 보기 싫다는 이유로..)

우리나라 SR 현장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었던 JBL SR-4733X의 경우, 높이가 1200mm이고 폭이 600mm 정도 된다. 사람의 눈 높이에서 스피커를 운용할 수는 없으니, 최소한 바닥에 박스라도 놓은 다음, 그 위에 올리기라도 하거나, 무대에 올려 둬야 하는데, 스피커 한통의 무게가 50Kg를 조금 넘어가는 수준이다. (그리고 이 정도 무게는 혼자 들고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하기에 충분한 무게다. 어떻게 아냐고? 실제로 들고 날라 봤거든.. 수십 번.. ㅜㅜ) 심미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안전을 위해서도 알고 있어야 할 내용 되겠다.

음압레벨 (SPL : Sound Pressure Level)

음압레벨이란, 스피커가 소리를 얼마나 멀리 보낼 수 있는가 (필자는 보낸다 보다는 ‘밀어낸다’라는 표현을 더 좋아한다.), 이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의 크기가 얼마나 되는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위에서 와트 수에 대해 설명할 때 말한, 실제 소리의 크기를 나타내는 항목이 바로 이 항목이다. 스피커의 성능과 특성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수치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스피커에서 1M 떨어진 지점으로 이동한 뒤, 스피커에서 출력되는 소리의 크기를 측정기로 측정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측정 조건을 함께 기재해 둔다.) 이 수치가 바로 dB SPL 이다. 우리가 흔히 '소리가 몇 데시벨 이에요' 할때의 데시벨이 바로 이 dB SPL을 의미한다. 음압 레벨이 높지 않다는 의미는, 스피커가 소리를 먼 곳까지 전달하지 못한다는 소리이고, 그 얘기는 다시 말해, 멀리 있는 공간에서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고, 웅엉웅엉 거리게 들린다는 얘기다.

높은 음압레벨이 필요한 경우의 극단 적인 예시로, 휴전선 인근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들 수 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휴전선에서 수 ~ 수십Km 떨어져 있는 곳 까지 명료한 소리를 전달 한다고 한다.

대북 방송용 확성기 - 뉴스1
대북 방송용 확성기 - 뉴스1

일반적인 상업용 스피커들은 최소한 90 dB SPL 정도를 내며, 라인 어레이 스피커들의 경우, 130dB SPL 이상으로 올라가기도 한다.

분산 각도 (Dispersion Angle)

스피커를 기준으로, 스피커에서 방사되는 에너지 (출력되는 소리)가 퍼져 나가는 각도를 말한다. 분산 각도라고 설명 했으나, 지향각이라 생각하면 된다. 상하 수직 각도와 좌우 수평 각도가 있다. 이 것을 바탕으로 스피커에서부터 시작되는 가상의 원뿔을 그려, 스피커에서 출력되는 직접음이 도달하는 영역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스피커의 에너지 방사
스피커의 에너지 방사

만약, 청중이 자리하는 위치에 직접음이 도달하지 못하는 구역이 있다면, 프론트 필과 같은 서브 스피커를 추가로 배치하여 해당 구역을 채워 주어야 한다. 적은 스피커로 최대한 넓은 공간을 커버하기 위한 자리선정을 위해, 알고 있어야 하는 중요한 특성이다.

지향 지수 (Directivity Factor : Q Factor)

일단, 지향 지수라고 하는 Q 팩터는, Equalizer에서 봤던 Q 와는 다른 값이다. 큐 팩터는, 스피커 전체의 출력 중에서 특정한 방향을 향하는 출력이 어느정도 인가를 나타내는 값으로, 스피커 출력의 지향성이 어느 정도인가를 나타내는 값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스피커의 출력이 특정한 방향을 향한다는 의미로, 지향성이 예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파수 범위 (Frequency Range)

이 스피커가 재생할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을 표시한다. 일반적인 풀 레인지 스피커의 경우 재생 가능한 저음역의 하한 주파수가 50~60ㅑHz 정도이며, 고음역대의 상한 주파수는 16KHz 정도부터 시작한다. 생각보다 이런 이유로 풀 레인지의 저음 보강을 위해 별도의 우퍼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더 아래로 내려가는 풀 레인지 스피커들도 많다.)

크로스오버 주파수 (Crossover Frequency)

2 way 이상의 스피커의 경우, 주파수 대역을 분리하여, 고음역대의 신호는 트위터로, 저음역대의 신호는 우퍼로 보내는 네트워크가 있다. 네트워크에서 고음과 저음을 구분하는 기준 주파수를 크로스 주파수라고 한다.

이와 함께 ‘추천 크로스오버 주파수’가 있는 경우도 있다. 내부의 네트워크 회로에 이미 설정된 크로스오버 주파수가 있는데, 뭘 또 추천하다는 건가 하니, 바이앰프 구동을 할 경우에는 크로스오버가 파워앰프의 전단에 위치하고, 사용자가 직접 조정해 주어야 한다. 그럴 경우 여기서 말한 추천 크로스오버 주파수를 참고하여 외부 크로스오버를 셋팅 해, 각각의 구동 앰프에 입력해 주면 된다. 만약, 유닛이 2개 이상일 경우라면, 크로스오버 주파수도 그에 맞춰 2개 이상의 주파수가 제공 될 것이다.

이렇게 스피커의 주요 성능 지표들과 스펙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대략적으로 정리해 보았다. 눈치 빠른 독자들은 이미 눈치들을 챘겠지만, 스피커의 성능 지표들은 마이크의 그것과 매우 유사하다. 앞에서 말했듯, 그 구조가 동일 하기 때문이다. 본 강좌에서 다루지 않은 스피커의 성능 지표들에 대해서는 3강, 소리의 수음 마이크 편을 참고하기 바란다. 보면 알겠지만 매우 유사할 것이다.

음향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 EASE

위에 적힌 스팩들을 바탕으로 최적의 스피커 배치를 찾아 내는 것은, 엔지니어에게 꼭 필요한 소양이다. 하지만, 감만으로 하기에는 벅찬 경우도 있다. 그때 사용하면 좋은 도구를 소개하고자 한다.

공간 음향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EASE - AFMG
공간 음향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EASE - AFMG

AFMG의 EASE라는 프로그램으로 실내 음장 시뮬레이션 툴이다. 캐드(CAD)를 이용해 공간을 만든 다음, 스피커를 골라 자리에 배치했을 때, 소리가 어떻게 분포하게 되는지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아주 유용한 도구 되겠다. 주요 상업용 스피커들의 프리셋들도 많이 들어 있어, 스피커의 모델 별로 차이를 확인할 수도 있으며, 공간에 사람이 많이 있을 때, 적게 있을 때의 차이, 공간의 마감재와 내부 배치물들이 음향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등을 매우 세밀하게 확인 할 수 있다.

단, 캐드를 어느 정도 다룰 줄 알아야 하고, 비싸다. 그것도 꽤나 비싸다. 하지만, 홈페이지에서 데모버전을 제공해 주고 있다.

마치며

이것으로 초보의 초보 음향 공개 강좌가 마무리 되었다. 2005년 3월 17일에 '초보의 초보 음향 공강' 이라는 제목으로 시작한 강좌가 오늘, 2024년 10월 25일에야 끝이 났다. 필자의 게으름과 부족한 글을 억지로 참아가며, 마지막 강좌까지 함께 해 준 독자 제위에게 감사드린다. 이 부족한 글이, 부디 음향에 발을 딛는 모든 분들에게 아주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무슨 일을 하건 건승하시고 평안 하시라!